▲ 양승동 KBS 사장
서울신문 DB
KBS 이사회가 양승동 KBS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두고 여야 추천 이사들 간 이견을 노출하며 파행했다.
26일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 정기 이사회에서 야당 추천 이사들은 양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 추천 이사 2명은 중도 퇴장해 기권 처리됐고, 남은 1명은 찬성했으며, 나머지는 반대표를 던져 해임 제청안은 부결됐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먼저 양 사장이 KBS 진실과 미래위원회 설치 과정에서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을 들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정부의 태양광 관련 사업을 비판했던 KBS 1TV ‘시사기획 창’이 외압 논란을 겪을 때 양 사장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채널A ‘검언유착’ 관련 오보, 김모 라디오 아나운서의 편파 진행 논란, 경영 실패 등도 해임 제청의 근거로 들었다.
야당 추천 황우섭 이사가 “양 사장 해임 제청안은 긴급하게 심의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여당 추천 문건영 이사는 “수신료 인상안을 공론화하는 시기에 회사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흔들어서 나쁜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맞받으며 긴장감이 조성됐다.
보수 성향 소수 노조인 KBS노동조합은 “양 사장이 KBS 사장으로서 계속 기능 한다면 KBS 전체가 공멸할 위기가 우려된다”며 “그가 계속 버틴다면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가 나서서 그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에는 다수 노조이자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주노총 언론노조 KBS본부, KBS노동조합, KBS공영노조 등 3개 노조가 있다. KBS노동조합은 아울러 분권형 이사제와 KBS 지배구조 개선 등도 촉구했다.
한편 양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출석해 오는 27일부터 3주간 KBS 수신료 인상안과 관련한 대국민·전문가 여론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양 사장은 “209명의 국민 참여단이 집단 질의를 발의해 제시해준 TV 수신료 조정안과 KBS 혁신안을 새로운 KBS로 변화해나가기 위한 이정표로 삼겠다”며 “국민의 다양하고 준엄한 목소리에 대한 사원들의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